1997년 IMF 외환위기, 그때 우리는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1997년,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해로 기억합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엄청난 시련을 겪었던 때인데요. 바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던 외환위기 때문이었어요. 당시 한국이 어떤 상황에 부닥쳤었고, 또 그 혹독했던 시간을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 제 기억과 함께 차분히 되돌아볼까 합니다. 혹시 그때를 직접 겪으셨거나, 이야기로만 들으셨던 분들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폭풍 전야, 위기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사실 위기는 갑자기 찾아온 것 같지만, 그전부터 조짐이 있었어요. 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 경제는 잘나가는 듯 보였지만, 속으로는 문제가 쌓이고 있었죠. 특히 기업들은 빚을 내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금융기관들은 이걸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 금융위기가 우리나라까지 번지면서 문제가 터져 나온 거죠. 결정적으로 달러가 부족해졌어요. 외국에서 빌려온 돈을 갚거나 물건을 수입하려면 달러가 필요한데, 가진 달러는 바닥나고 외국에서는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 했거든요. 환율은 치솟고 주식 시장은 폭락하고… 정말이지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예고 없이 닥친 거대한 태풍 같았습니다.
뼈아팠던 구조조정의 시간
결국 정부는 1997년 11월, IMF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움을 받는 대가는 혹독했어요. IMF는 강력한 경제 구조조정을 요구했거든요. 소위 ‘IMF 프로그램’이라고 불렸죠. 이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거나 외국 자본에 넘어갔습니다. 건실해 보였던 은행들도 합병되거나 퇴출당했고요.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사람’이었죠
무엇보다 가장 큰 고통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겪어야 했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길거리에는 실직한 가장들이 넘쳐났고, 가정 해체 같은 안타까운 소식도 끊이지 않았죠.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구조조정, 부도, 실업 같은 어두운 이야기만 나왔어요. 사회 전체가 깊은 무력감과 불안에 휩싸였던 그때의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 못 이루던 밤이 많았고요.
위기 속에서 찾은 희망의 불씨?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은 있었습니다. 정부는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정보통신(IT)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어요. 당시 김대중 정부의 ‘IT 코리아’ 정책이 대표적이죠. 초고속 인터넷망을 전국에 깔고 벤처 기업을 지원하면서 IT 분야가 눈부시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한국 경제는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었고, 경제 회복에도 큰 힘이 되었어요. 물론 ‘닷컴 버블’처럼 과열된 측면도 있었고, 그 거품이 꺼지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 경제의 체질이 바뀐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구분 | 위기 당시 (1997~1998) | 회복기 (~2001) | 개인적으로 느낀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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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황 | 외환 부족, 고금리, 기업/은행 부도 심각 | IT 산업 성장, IMF 자금 조기 상환 | ‘나라도 개인도 준비가 중요하구나’ 뼈저리게 느낌 |
사회 분위기 | 높은 실업률, 사회 불안 가중, 소비심리 위축 |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적 단합, 희망 찾기 노력 | 어려울 때 함께 힘을 모으는 모습에 감동받음 |
주요 정책 |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 이행 (긴축, 개방) | IT 산업 육성, 금융 시스템 개혁 |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방향 설정의 중요성 인식 |
다시 일어서다, 그리고 남겨진 숙제
고통스러운 구조조정과 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 같은 자발적인 노력 덕분에 한국은 예상보다 빨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2001년 8월에는 IMF로부터 빌렸던 자금을 모두 갚으면서, 3년 8개월 만에 IMF 관리 체제를 졸업했어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죠. 어려웠던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심화된 소득 불균형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혹시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까요?
최근 들어 우리 경제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어요. 가파르게 오르는 환율, 줄어드는 무역 흑자,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을 보면서 혹시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는 분들도 계시죠. 정말 1997년 IMF 외환위기와 비슷한 점이 있을까요? 물론 그때와 지금은 외환보유액 규모나 경제 체력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튼튼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가계 부채 문제 등 내부적인 위험 요인도 분명 존재해요.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미리 대비하고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과거의 교훈, 미래를 위한 자산
돌이켜보면 1997년 IMF 외환위기는 대한민국에게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한국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깨닫고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뼈아픈 경험이었기에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은 더욱 값지죠. 지금 우리 경제가 또다시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우리는 위기를 극복해 본 경험과 저력이 있습니다.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과거의 교훈을 잊지 않으며, 미래를 대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1997년 IMF 외환위기 극복 경험은 현재와 미래를 헤쳐나갈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IMF 외환위기 때 했던 ‘금 모으기 운동’, 정말 효과가 있었나요?
네, 상징적인 의미 이상으로 실질적인 효과도 컸다고 해요. 당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금이 약 227톤에 달했는데, 이는 당시 외채를 갚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무엇보다 전 국민이 위기 극복에 동참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국내외에 보여주면서 국가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저도 그때 장롱 속에 있던 작은 금반지를 내놓았던 기억이 나네요.
Q.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1997년 외환위기 때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해요. 가장 큰 차이는 외환보유액인데요, 1997년에는 거의 바닥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충분히 쌓여있어요. 은행이나 기업의 재무 상태도 훨씬 건전해졌고요. 물론 최근 고환율, 고물가,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997년처럼 국가 부도 직전의 위기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대비하는 자세는 필요하겠죠?
Q.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는 게 꼭 나쁜 의미만 있는 건가요?
물론 구제금융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국가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 대가로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IMF의 지원과 개입을 통해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1997년 이후 우리 경제가 투명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발전한 부분도 분명 있거든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교훈을 얻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